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桃應問曰 舜爲天子 皐陶爲士 도응이 묻기를, 순임금이 천자가 되고 고요는 판관이 되었는데
瞽瞍殺人則如之何 (순임금의 아버지인) 고수가 살인을 하였다면 어찌하였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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孟子曰 執之而已矣 맹자가 말하기를, 그를 잡아 집행할 따름이다.
然則舜不禁與 그렇다면 순임금이 못 하게 하지 않겠습니까?
曰 夫舜惡得而禁之 夫有所受之也 맹자 말하기를, 어찌 순임금이 말리겠는가. 형 집행에 대해 위임받은 바가 있거늘.
然則舜如之何 그렇다면 순임금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曰 舜視棄天下 猶棄敝蹝也 이르기를, 순임금은 천하를 버리기를 마치 헌짚신 버리듯 하고
竊負而逃 遵海濱而處 몰래 그 아버지를 업고 달아나 바닷가에 살면서
終身訢然樂而忘天下 죽을 때까지 흔연히 즐거워하면서 천하를 잊었을 것이다.
맹자 盡心章句에 나오는 부분이다.
孝와 忠이, 혹은 孝와 法이 상충할 때 유학에서의 처신은 위와 같은 것이다. 관직에 있으면서 나라의 녹을 먹는 이가 임금의 아버지가 저지른 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맹자는 고민할 것 없이 법대로 처리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아버지에 대한 도리는? 마지막 부분에 제시되는 바에 따르면 순임금은 천하를 버리고 아버지를 모실 것이라고 추측한다.
천하를 버리고 아버지와 함께 한다는 감동적인 효행 드라마이지만, 순임금이 범죄자인 아버지를 몰래 업고 달아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유학의 고전에서 드러나는 이런 해법이 가족이나 친척의 범죄를 덮어주는 온정주의의 발원이라고 지적한다면 부정할 수가 없을 것이다.
墨子의 사상과 비교하자면, 묵학도의 鉅子[우두머리] 복돈의 아들이 살인을 했을 때 진나라 혜왕이 복돈의 형편을 보아 형을 집행하지 않은 적이 있다. 그 때 복돈은 왕의 사면에도 불구하고 묵학도의 법대로 사형을 시행한다.
분명히 다른 잣대이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서는 쉽게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명확하게 짚고 넘어갈 부분이 하나 있다. 그것은 유학에서 말하는 온정주의는 父子관계에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아주 특별한 관계.
친인척이 얽히고 설켜 부정을 저지르고 부패를 덮어주는 것을 유교적이라거나 인지상정이라고 말하는 것은 당치 않다. 논어나 맹자 어디에도 아비와 자식관계 이외에 온정을 배풀라는 이야기는 없다.
순임금이 아버지의 죄를 덮기 위해 천하를 버릴 것이라는 가정 또한 깊이 생각해 볼 부분이다. 덮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 전제되어 있는 논리 아니겠는가.
박성규 선생님의 탁월한 강의 덕분에 <논어>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공자의 사상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다시 한 번 논어를 되새겨 읽어야겠다. 배우고, 배운 바를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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