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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를 보내는 한 가지 방법


그 동안 오랜 장마도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었다. 대부분 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날 계획을 세우게 된다. 여름휴가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산과 강이나 바다와 같은 시원한 곳에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나 실제는 고생만 잔뜩하고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음에는 좀 더 여유 있는 휴가를 보내리라 다짐하지만 다음 휴가도 역시나이다. 또 어떤 사람은 세상구경 한꺼번에 하고자 하는지 되도록 많은 곳을 보기 위해 끊임없이 돌아다닌다. 갔다 오면 추억은 없고 남는 것은 사진뿐이다. 좀 지나면 사진도 짐이 되어 버리는 것이 일상이 된다. 휴가인지 관광지 방문인지 구분이 안된다.

그럼 다른 방법은 모색해보면 책을 읽으면서 보내는 것이다. 평소 읽고 싶었으나 시간적인 이유 등으로 읽지 못한 책을 휴가지에서 가지고 가서 읽는 것이다. 왜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책을 읽고 싶어 떠나는 여행도 있다’라고. 휴가철에 읽을만한 책을 추천하자면 지난번 인문교양교실에서 공부한 러시아문학의 거장들의 작품이다.

푸슈킨 <예브게니 오네긴>
고골 <죽은 혼>
투르게네프 <아버지와 아들>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우리가 평소 많이 읽어왔든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지만 러시아문학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작품의 위대성을 감안하면 한번 읽고 독후감을 쓴다는 것이 예의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소개하는 차원에서 얘기하고자 한다.

위의 작품은 거의 200여년 전에 쓰여진 것이나 현재의 우리가 살아가고 사회환경과 사고방식의 유사함에 놀랐다. 운문소설이라는 장르가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인간 탐욕의 끝은 어디인가? 자식에 대한 사랑의 의미는 무엇일까? 과연 남녀간의 사랑은 무엇인가? 우리가 선택하는 삶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우리에게 신의 존재와 구원이 무엇인지? 하는 질문을 계속하여 던지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하게 만든다.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안도현 ‘제비꽃에 대하여’중 일부). 우리가 위의 소설을 읽어도 시간은 가고 안읽어도 살아가는데 지장은 없다. 다만 위대한 작가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그런데 내가 정치가도 아닌데 왜 안타깝지?).

『안나 카레니나』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 평상시 읽기 어려우니 이번 여름휴가기간 중 한번 도전해보시라. 일단 읽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진도가 잘 나가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푸슈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 일부를 다시 한번 감상해보자. 우리에게 많은 용기를 줄 것입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
모든 것도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 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 순간에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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